물가 급등에 허리띠 졸라맨다
#. 한인 직장인 A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렌트를 월 300달러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현재 렌트는 2000달러였는데, 15% 인상을 통보한 것이다. 그는 “물가 오름세를 감안하면 15% 인상은 감사해야 할 수준이라 이사는 가지 않기로 했다”며 “이사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4인 가족인 J씨는 외식을 하지 않은 지 오래다. 평범한 메뉴를 먹어도 팁까지 합하면 200달러는 훌쩍 쓰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양도 적어진 데다 재료도 부실한 경우가 많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살인적인 물가에 뉴욕 일원 한인들도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특히 뉴욕 일원에서 높은 렌트는 피할 수 없는 만큼, 외식이나 각종 구독서비스 등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새어나가는 비용이 없는지 체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비싼 스트리밍서비스는 하나만=20일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에 97만명이 구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3개월간 구독을 중단한 사람이 130만명에 달했다. 최근 넷플릭스 구독을 중단한 A씨는 “넷플릭스 요금도 오른 데다 자주 이용하지 않는 것 같아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며 “자주 보는 서비스 하나만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푼도 아깝다는 생각에 스마트폰 플랜도 저렴한 플랜으로 바꿨고, 음악 스트리밍서비스도 지인들과 공유하기로 했다. ◆배달·외식 당분간 안녕=배달 앱을 지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K씨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배달 주문이 습관이 됐는데, 배달 팁에도 돈이 많이 들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달을 줄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외식도 절반 정도로 줄였다. 그는 “워낙 미디어에서 물가가 올랐다고 하니 팁도 적게 주면 죄책감이 드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직접 해 먹는 게 최선이지만…식료품도 고공행진=문제는 식료품 가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농무부(USDA)에 따르면 올해 초 12개 평균 1달러60센트 수준이던 계란 가격은 7월 현재 3달러를 넘어섰다. 한인마트에서만 구할 수 있는 식재료 가격도 급등했다. 전업주부인 S씨는 깻잎·팽이버섯 등 한식용 채소 대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로 대체하고 있다. 그는 “지인들과 만나면 물가 얘기가 주된 대화 주제”라며 “당분간은 이렇게 버티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쓴웃음을 지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허리띠 물가 물가 급등 물가 오름세 물가 얘기